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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우리 국악에 빠져든다..

음악견본시 `워멕스` 국악밴드 숨·잠비나이 초청
클래식마켓 `클래시컬:넥스트` 내년에 국악 데이
국립국악원·국립관현악단 해외 공연에 기립박수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일듯 가야금 현을 어지럽게 뜯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차분하게 현을 퉁긴다. 세계 음악산업 관계자들은 생전 처음 듣는 이 악기에 홀려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가야금과 호흡을 맞추는 피리 생황 양금의 구슬픈 소리도 낯설지만 왠지 끌렸다.

국악 듀오 `숨[suːm]`은 지난달 말 영국 카디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월드 뮤직 엑스포 `워멕스`의 주인공이었다.

이들의 쇼케이스장에 들어온 음악산업 관계자 500여 명은 연주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정규 앨범 50장과 프로모션CD 100장을 가져갔는데도 부족해 쩔쩔맸다. 쇼케이스가 끝난 후 독일과 네덜란드, 프랑스 공연과 뮤직 페스티벌 참석 요청이 쇄도했다.

피리 생황 양금을 연주하는 박지하 씨는 "외국인들이 마음이 편안하다고 하더라"며 "가야금 연주자(서정민)와 내가 밀당을 하며 연주하는 게 매력적이라는 평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 나물에 그 밥` 선율에 싫증을 느낀 세계 음악계가 국악에 귀를 열고 있다. 숨[suːm]과 더불어 국악 록 밴드 `잠비나이`가 나란히 `워멕스` 쇼케이스 밴드로 선정됐다. 전 세계 850개 단체가 신청해 33개 밴드를 뽑는 막강한 경쟁률을 뚫고 세계 최대 음악시장에 입성했다.

국악은 서양 음악의 중심지 독일에서도 통했다. 국립국악원은 지난해 10월 베를린과 뮌헨에서 시나위와 관악영산회상을 연주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때 반응이 너무 뜨거워 올해도 초청됐다. 지난 14일과 오는 17일 독일 함부르크와 베를린에서 서도소리와 판소리, 시나위를 공연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도 지난 6월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열린 `K-뮤직 페스티벌`에서 갈채를 받았다.

국악 한류의 가능성은 곳곳에서 읽힌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클래식 음악 마켓인 `클래시컬:넥스트(Classical: NEXT)`는 내년에 `코리안 데이`를 만들어 국악을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지난 5월 작곡가 임준희의 `댄싱 산조`가 극찬을 받은 덕분에 내년에 국악 비중이 늘어나게 됐다. 클래식 음악을 작곡한 임 작곡가는 가야금과 바이올린, 피아노가 어우러진 퓨전 국악으로 서양인의 감성을 흔들었다. 특히 가야금의 연주법과 가슴을 울리는 현의 떨림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내년 코리안 데이에 참가하는 원일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은 "처음에 서양인들은 국악의 비선형적인 음의 움직임, 역동적인 리듬에 끌린다. 그다음에는 화성적 요소 없이 가락과 장단으로도 음악을 완성하는 데 놀란다"고 설명했다.

세계 음악계는 옛 국악보다는 퓨전 국악에 더 관심을 갖는다. 전통과 현대의 완벽한 조화에서 음악의 가능성과 미래를 발견한다. 특히 올해 워맥스에서는 국악기로 록을 연주하는 잠비나이가 화제였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국악을 전공한 이일우(기타), 김보미(해금), 심은용(거문고)은 록에 익숙한 서양인들의 보편적인 정서에 호소하면서도 색다른 국악기의 세계를 경험하게 만들었다. 아름답고 단정한 소리를 주로 내던 국악기에 억제돼 있던 소리를 끄집어내어 헤비 메탈까지 들려줘 극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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