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태평소·장구·드럼… 안 맞는 것들의 '절대 궁합'
'훌' 뜻은 훌훌 털어버리자
홍콩·남아공 등에서도 활약" 10년 뒤? 그래미상 받고파"
'국악 퓨전 그룹'이라는 판에 박힌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6인조 '훌(wHOOL)'은 그동안 록과 전통 장단이 묘하게 어울린다는 걸 호쾌하고 강렬한 연주로 보여왔다. 부드럽고 달콤한 기존의 퓨전 국악이 장옷 걸치고 K팝 콘서트장에 온 수줍은 안방마님 같다면, '훌'의 사운드는 마당 쓸다 하드록 밴드에 합류한 마당쇠처럼 에너지 넘치고 거침없다.
창단 10돌을 맞아 마련한 상설 공연장 서울 용산 전자살롱 독각귀홀에서 첫 레퍼토리 '만족시대'(23~25일·30일~6월 1일)의 둘째 날 공연이 끝나고, 리더 최윤상(43·타악기)을 만났다.
전자·기계 상점이 밀집한 전자랜드에 인디음악 공연장이 있다는 사실부터가 '안 맞는 것들끼리 기묘하게 어울린' 무대다. 이상훈의 기타와 피리꾼 홍도기의 태평소 이중주에 이어 김엘리사가 거문고 타듯 베이스를 튕기는 '대륙의 혼', 블루스 록에 최윤상의 북과 류하림의 드럼으로 굿거리장단을 입힌 '미인'(신중현 원곡) 등 역동적인 열두 곡은 관객 어깨춤을 불러냈다.
"음반보다 라이브 연주가 훨씬 강렬하고 남성적이라고 말들 해주세요. 사실은 우리 홍일점인 키보디스트가 지금 출산휴가 간 때문이기도 해요. 하하."
'훌훌 털어버리자'는 그 '훌'에서 이름을 땄다. 2003년 한양대 국악과 강사 최윤상과 작곡과 교수 이돈응(현 서울대 교수)이 "시대에 맞는 우리 소리를 빚어보자"며 프로젝트팀으로 뭉쳐 지금의 밴드 체제로 바뀌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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