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백가락 / 황병기 지음 / 풀빛
“‘배우고 때때로 그것(배운 것)을 익히면 (이)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나는 이 문장의 묘미가 강요하지 않는 여유로운 태도에 있다고 본다. 먼저 ‘열심히’라고 하지 않고 ‘때때로’라고 한 것에 눈길이 간다. ‘열심히’는 강요하는 어투인데 ‘때때로’는 ‘틈틈이’ 또는 ‘네가 하고 싶을 때에’처럼 듣는 이에게 넉넉한 기분을 주는 부드러운 어투이다. 그리고 ‘이것’ 또는 ‘이것이야말로’가 아니라 ‘(이) 또한’은 ‘다른 것도 있겠지만 이것도’처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 씨가 ‘논어’의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에 대한 느낌을 적은 글 중 일부다. 황 명인은 외출 때마다 A4 용지 다섯 쪽 분량의 ‘논어 명언집’을 늘 품에 지니고 다닌다.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보석처럼 빛나는 논어 가운데 그가 사랑하는 100문장이 담겨 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은 스마트폰과 논다고 하지만, 나는 ‘논어’와 노는 셈”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논어 사랑은 깊다.
이 책 ‘논어 백가락’은 그가 늘 품고 다니는 논어 명언집에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더한 에세이집이다. 논어 번역서도, 딱딱한 해설서도 아니다. 한 가락 한 가락 가야금을 연주하듯 넉넉한 문체와 여유로운 마음으로 논어 100문장의 의미를 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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